술한잔하고 두서없이 써본다.

회사 바로 안쪽 골목에서 부랄친구들과 한잔하고 집에 가려고 회사 앞으로 나왔다. 회사는 큰 대로변에 있었고 회사앞에서 택시 잡고 타기가 편해서였다. 사무실 앞에 간 김에 우리직원들 고생한다 인사라도 하려고 봤더니, 차고지에 모든 차들이 없었다. 화재출동을 나갔구나 직감했다. 센터 직원들은 얼굴도 못보고 막 귀서한 구조대 직원들이랑 반갑게 인사하고 말았다.
(어짜피 모두다 낼 아침에 출근하면 교대하며 볼 사람들)

택시잡고 집가야겠다 싶어서 카카오택시 불렀다. 차에 탔는데 기사님이 이제 퇴근하시냐고 물어보셨다.

아닙니다. 저는 여기서 근무하지만 오늘은 쉬는날이라 근처에서 한잔하고 사무실 직원들 볼겸 왔는데 출동나가서 아무도 없네요. 저는 내일 아침에 출근합니다.

라고 했다.

그랬더니 한마디 말씀도 없이 도착 직전에 카카오t 결제를 취소하셨다. 나는 기사님이 실수로 취소하신줄 알고 걸어갈테니 그냥 여기서 내려달라고 했다. 그런데 기사님께서 안전하게 근무 하라고. 계산안해도 된다고 하셨다. 내가 극구 사양하면서 더 내도 모자랄판에 괜찮다 계산하겠다 말씀드려도 기사님은 완강했다. 그러면 안되지만 시간 끄는것도 기사님에게 손해를 끼치는거라 생각해서 염치없지만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내렸다..

큰 금액은 아니였지만 나에겐 너무 큰 감동이였고 감사하면서 부끄러웠다. 특히 저번당번(24시간 근무) 때 한 숨도 못돌리고 출동만 나갔다. 너무 피곤하고 힘들었다. 그래서 혼자 겁나 투덜 거렸는데 너무 부끄러웠다. 난 이제 7년차된 소방관이고 어느 순간 초심을 잊고 근무 했었다. 나는 오늘 소방관이 되고싶어 준비하며 가졌던 마음가짐을 다시금 떠올리게 되어 감사했다. 기사님에게 어떻게 감사를 전해야할지 생각해봤다. 항상 내가 왜 소방관이 되고싶었는지 생각하며 근무하려고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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