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커지는 중국 유해 인터넷 차단 의무화 조치

2009. 6. 2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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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CBS 김주명 특파원]

중국 정부가 오는 7월 1일부터 판매되는 모든 컴퓨터에 음란 유해 사이트에 대한 접속을 차단하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도록 한가운데 이 정책을 둘러싸고 국내외의 반발이 거세지는 등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7월 1일부터 유해 인터넷 사이트에 대한 접속을 차단하는 소프트웨어인 `그린 댐 -유스 에스코트'(Green Dam-Youth Escort)를 탑재한 PC를 보급할 예정이다.

중국의 네티즌들은 정부의 이번 조치가 명목상으로는 청소년들이 음란 사이트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인터넷 환경을 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많은 네티즌들은 이 소프트웨어가 개인 사생활을 침해하고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경화시보가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4%가 이 정책이 개인의 사생활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 무상 사용기간이 끝나는 1년 뒤 유료로 계속 이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94%의 응답자가 사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같은 중국 정부의 인터넷 통제는 국제적인 무역 마찰로 비화되고 있다.게리 로크 미국 상무부 장관과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4일 중국 정부에 보낸 서한에서 "중국이 광범위한 검열을 감행하고 보안에 문제가 있는 소프트웨어를 기업이 의무 설치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주중 미국대사관 측도 중국 정부에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주중 미국 대사관 관계자는 "지난 19일 중국 공업정보화부, 상무부 관계자들과 모임을 갖고 이번 조치가 표현의 자유와 인터넷 이용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국내외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필터링 소프트웨어 설치 의무화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정부는 이 조치에 앞서 인터넷 검색엔진인 구글이 다수의 음란물을 유포했다는 이유로 구글에 대한 접속을 중단시키고 있다.

중국 외교부 친강(秦剛) 대변인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구글에 대한 단속 배경과 관련해 "중국 구글의 영어 버전에서 다량의 음란물이 그대로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는 중국의 법과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자율 규제 조치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24일 저녁부터 구글의 중국어 버전 사이트에 접촉하지 못하고 있다.중국 정부의 구글 압박은 7월1일부터 강행되는 음란물 차단 소프트웨어 '그린댐' 의무 장착 조치와 관련해 사전 정지작업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누군가 구글 사이트에 일부러 음란 사이트와 관련된 내용을 집중적으로 올렸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싱가포르의 연합조보는 중국내 한 보커의 글을 인용해 "중국 관영 CCTV가 구글 사이트의 음란물에 대해 보도를 한 1주일 전부터 누군가 고의로 구글에서 집중적으로 음란물 검색을 시도해 하루동안 음란물 관련 검색어가 평소보다 무려 5,950% 급증했으며 월 평균으로도 천배 이상 많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검색이 "대부분 베이징에서 접속했던 컴퓨터에서 이뤄졌다"고 밝혀 "모종의 음모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의 민주 인사들은 인터넷 검열로 악명높은 중국 정부가 이 필터링 소프트웨어를 통해 음란물 단속 뿐 아니라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까지 차단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메인스타디움인 냐오차오(鳥巢) 공동 설계자인 세계적 설치미술가이자 중국내 민주파 인사인 아이웨이웨이(艾未未)는 정부의 인터넷 통제에 항의하는 뜻으로 7월 1일 하루동안 인터넷 파업을 할 것을 제안했다.

아이웨이웨이는 "7월 1일에는 일체의 인터넷 접속이나 채팅 오락 등 모든 인터넷 행위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정부의 인터넷 통제에 항의하자"고 제안했다.

아이웨이웨이의 제안이 급속도로 전파되면서 많은 네티즌들의 호응을 얻자 중국 정부는 모든 인터넷 사이트에서 관련 글들을 삭제조치하고 있다.jmk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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